영재교육 어떻게 이뤄지나(4) - 한국과학영재학교 |
입시준비 대신 졸업까지 실험에 집중 |
2008-03-06 오후 1:10:18 게재 |
카이스트 등과 협약으로 특별전형 … 고입단계 ‘과고 입시열풍’ 문제 선진국들은 영재교육을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나선지 오래다. 우리 정부도 2002년 ‘영재교육진흥종합계획’을 수립, 다양한 영재교육을 확산시키고 있다. 영재를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영재교육원, 영재교실, 영재학교, 과학고 등 많은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영재교육 전문기관인 ‘와이즈만 영재교육’의 도움을 받아 4회에 걸쳐 영재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교육을 받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이명박 정부가 과학영재학교 확대를 추진하면서 기존 한국과학영재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과학영재를 양성하기 위한 연속적 교육체제의 핵심으로 과학영재학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전체 학생의 1%인 약 7만여명이 국가 영재교육기관에서 영재교육의 혜택을 입게 된다. 올해는 전체 학생의 0.8%인 6만여명이 국가 영재교육기관에 입학하게 된다. 이중 5만여명은 교육청 혹은 대학부설 영재교육기관에서 창의력 교육을 받게 된다. 이처럼 영재교육 대상이 확대되는 가운데서도 국내 영재교육 시스템의 한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영재교육의 가장 큰 고민은 초·중등학교 과정에서 영재교육을 받아온 학생들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갑자기 줄어든 문 앞에 서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 영재교육 모델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수가 줄어드는 피라미드형이기 대문이다. 잠재력을 발휘하고 성장해야 할 학생들이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입시 경쟁에 빠지면서 창의성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진학, 높은 벽에 설립 목적 상실 = 더 큰 문제는 이런 현상이 과학 영재교육원에 진학하는 초등학생들에게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창의력을 키워야 하는 영재교육원이 특목고를 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전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교육 기관들도 영재교육기관 진학을 위한 학습지를 만들고 유사한 문제풀이와 암기를 통해 입시 경쟁을 부채질 하고 있다. 실제로 특목고 선발인원 구성을 살펴보면 외국어고가 전국 31개교에서 약 8200명을 선발한다. 이에 반해 과학영재들은과학고(20개교)와 한국과학영재학교를 모두 합쳐도 1500여명만이 고등학교에서 과학영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 초·중학교 단계 영재교육 대상자(2007년 기준) 중 언어영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1028명에 불과한데 반해 약 90%(수학, 과학, 발명, 정보 포함)가 이공계 영재교육을 받고 있다. 좁은 문을 열고 과학고에 진학한 학생들도 진로 문제로 인한 고민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앞에는 대학 입시라는 더 높고 견고한 새로운 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영재교육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생들의 적성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가능성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입시로부터 해방된 교육기관 = 이런 면에서 부산에 위치한 한국과학영재학교의 역할은 중요하다. 질적 성장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모범을 어느 정도는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학영재학교가 과학영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대학 진학문제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점이다. 이 학교는 카이스트(KAIST), 포항공대, 서울대학 등 국내 대학과의 협약을 통해 수능 및 내신과는 무관하게 특별전형으로 진학이 가능하다. 즉 일정 수준의 학업 성적을 유지한다면 졸업 때까지 수능 등 진학준비와 관계없이 과학교육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과학고의 과학영재학교 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 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과학영재학교의 추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영재고 어떻게 뽑나 = 현재 과학, 수학 분야 고등학교 교육의 정점에 있는 학교가 한국과학영재학교이다. 이 학교는 지난 2001년 과학기술부가 부산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지정하면서 탄생했다. 이 학교는 구 과학기술부로부터 매년 양 7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일반 과학고 평균 3억원에 비하면 엄청난 지원이다. 부산시교육청 예산 48억원, 구 교육인적자원부 교부금 35억원을 합하면 매년 150억원 가량이 한국과학영재학교에 지원됐다. 이 학교는 2006년 2월 123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 대부분은 국내외 명문대학에 진학했으며,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와 각종 경시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3단계 전형절차로 144명의 신입생을 뽑는다. 2008학년 입시의 경우, 1차 전형 원서 접수 결과 2916명이 지원해 20.2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단계 서류 전형, 2단계 창의적 문제 해결력 검사, 3단계 과학캠프 및 심층면접 전형 등을 통과한 최종 합격생들은 무학년 졸업학점, 속진과 심화를 위한 PT, AP제도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받을 수 있다.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이처럼 3단계 선발과정을 거치는 것은 학생들의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다면 평가하기 위해서다. 과학고와 비교한다면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내신보다는 과학 수학관련 소양에 대해 더 많은 점수를 부여한다. 영재아의 개념이 어떤 특정분야의 뛰어난 성취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 충실한 셈이다. 일례로 3차 캠프전형의 경우 8시간 이상의 연구과제를 통해 자료 해석과 보고서 작성 등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3단계 입학전형은 ‘만들어진 영재’를 선발하는 것이 잠재적 영재성을 지닌 이공계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이학교의 지원 자격은 꼭 중학교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과고와 달리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지원할 수 있으며 자질이 충분하다면 중학교 졸업 전에 진학할 수 있다. 각 전형별로 살펴보면 1차 전형에서는 수상실적, 내신성적, 실적물, 추천서,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로 합격자를 가린다. 이 서류들은 과도한 선행학습이나 반복 학습을 통해 축적된 능력이 아니라 그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수학·과학 분야를 어떻게 공부하고, 얼마나 좋아하며, 얼마나 잘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잠재적 능력을 증명하는 자료다.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검사하는 2차 전형은 심도 깊은 수학적·과학적 사고력을 기반으로 통합적인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수학에서 출제되는 영역은 대수, 기하, 이산수학, 규칙 등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하노이의 탑, 종이접기, 최적의 위치정하기 등 문제의 주제는 다양하다. 과학에서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각각의 영역에서 제시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된 개념 원리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황에 적용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자료들이 제시된 통합적 해결방법을 요구하는 문제에서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자료를 해석하는 능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3차 전형은 3박 4일간의 과학 캠프를 통해 치러진다. 수학의 경우, 문제해결 할 시간이 40분 정도 주어지는데 ‘면접을 통해 자신의 문제풀이에 대해 얼마나 설명할 수 있는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해 면접관의 제안 등을 듣고 다시 아이디어를 착안할 수 있는가’ 등 학생의 전반적인 수학 사고력 등을 평가한다. 과학의 경우에는 영역별 탐구주제를 제시한 후 ‘실제적인 탐구수행 능력과 문제 해결에 사용된 탐구방법의 의미가 무엇인지’, ‘이를 명확하게 알고 있는지’, ‘문제해결을 위해 사용한 개념들과 방법들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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